TRAVEL/2019

BUDAPEST, HUNGARY | 14 JUL 2019 - 16 JUL 2019

01. 빈에서 부다페스트

기차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것 같은 복도형 기차였다. 근데 너무 좁았다. 한칸에 여섯 자리였는데, 우리가 예약한 자리는 창가쪽 두 자리였고, 나머지 네 자리는 이미 다 앉아계셨다. 짐을 어떻게 올려야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앉아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도와주셨다. 엄청 유쾌하셨다. 인터넷이 됐다 안 됐다 해서 노트 펴고 그림 그리다가 자니까 도착!

02. 부다페스트 첫째 날

또 비가 왔다. 이 정도면 구름을 몰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부다페스트 역은 비도 샜다. 가장 큰 역인데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버스표를 사려고 예린이랑 번갈아가면서 짐 놔두고 버스표 사는 곳까지 내려갔다왔다. 지하철을 탔어도 문제인 게, 그 계단을 걸어올라가며 죽어갔겠지. 그래서 버스 탄 게 다행이었다. 근데 심지어 버스도 잘못 탔어. 반대쪽으로 탔고, 그 다음에 갈아탈 때 또 반대 방향으로 잘못 탈 뻔 했다. 횡단보도도 없고 에스컬레이터도 없고 지하로 내려가서 올라가야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근데 너무 웃겼어. 나중에는 예린이가 갑자기 진지하게 부르면 왜? 이 길 아니야? 잘못 왔어? 하고 물어봤다.

두번째 탄 버스에서 내려서 쭉 걸어가면 숙소가 있는 거였다. 근데 두번째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옆에 서있던 남자 분이 뭔가를 계속 알려주려고 노력하셨다. 서로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대체 뭘 알려주시려고 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계속 여기서 내려야 한다는 느낌으로 노선도를 가리켰다. 그 버스는 거기서 종점이었던 건가? 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내려야 하는 곳이어서 그냥 대충 고맙다고 하고 내렸다.

숙소가 미쳤다. 문을 닫는 오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중앙역에도 없고 지하철에도 없는 엘리베이터가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그리고 이제는 열쇠 돌리는 거에 익숙해져서 열심히 두 개를 열고 들어갔다. 정말 뷰가 너무 대박이었다. 강가 근처인 거 알고 예약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좋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원래 5인용 숙소라 진짜 넓었고 그럼에도 우리가 예약한 숙소 중에 제일 쌌다. 무엇보다도 숙소에서 국회의사당이 보여!

03. 부다페스트 둘째 날

진정한 야경의 도시. 야경 빼면 머릿속에 남는 기억이 없다. 국회의사당 하나로 다 끝나는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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